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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뮤지엄 산, 안도 다다오의 미술관 건축

by 하프시계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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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 SAN

뮤지엄 산, Museum SAN

2022.08.03. 방문

가족여행으로 뮤지엄 산을 방문했다. 2015년도, 대학생 시절 학교에서 워크숍으로 방문했을 때는 정신없어서 꼼꼼하게 보지 못한 부분들이 많아 아쉬웠다. 또한 안도 다다오가 뮤지엄 산의 5주년을 기념하며 명상관을 건축했다고 해서 이 건축물도 추가로 보고 싶었다. 부모님이 뮤지엄 산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해서, 겸사겸사 이번 기회에 제대로 투어 하기로 했다.

 

건축에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안도다다오의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 췌장암으로 인해 수술을 3번 이상 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후에도 설계일에 열정을 갖고 여전히 현업에 종사하는 안도 다다오는 일본 출신의 건축가로 전 세계적으로 '노출 콘크리트'를 유행시킨 건축가다. 일본에서는 건축분야의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고 복싱 선수에서 독학으로 건축을 마스터한 인물로 유명하다.

 

한국에도 다양한 건축물을 설계했는데, 뮤지엄 산이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최대 스케일의 건축물이 아닐까 싶다. 건축물과 주변 조경까지 신경쓴 설계로 안도 다다오가 추구하는 건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안도 다다오의 프로필

2022.04.30 - [Architecture and Art] - 안도 다다오, 빛의 건축가, 복서에서 건축가로

 

안도 다다오, 빛의 건축가, 복서에서 건축가로

안도 다다오 (Ando Tadao) 1. Information 고등학교 시절 프로복서였고, 건축을 독학하여 일본에서 건축가로서 자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일본의 건축계는 도쿄 건축 공학 대학교를 나와야지만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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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 SAN

Museum SAN

2013년 5월 개관한 Museum SAN은 2005년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뮤지엄 부지 방문 때 느꼈던 '도시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난 아름다운 산과 자연으로 둘러 쌓인 아늑함'이라는 인상을 통해 지금의 건축물로 설계되었다. '산상'이라는 고유의 지형에 순응하여 굴곡이 있고 전체 길이 마지 숲 속의 산책과 같은 느낌을 준다. 

 

SAN은 각각 Space, Art, Nature를 의미한다. 본관은 네 개의 윙(Wing)구조물이 사각, 삼각, 원형의 공간들로 연결되어 대지와 하늘을, 사람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건축가의 철학이 담겨있다. 사계절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품에서 건축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문화공간으로 소통을 위한 단절이라는 슬로건 아래 종이와 아날로그를 통해 잊고 지내던 삶의 여유와 자연과 예술 속에서의 휴식을 준다. 

 

웰컴센터, 플라워 가든, 워터가든, 본관, 명상관(2019), 스톤가든, 제임스 터렐관으로 구성되어 전체 길이 700m로 이루어져 있다. 

 

[기본정보]

  • 위치: 강원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뮤지엄 산
  • 운영시간: 월요일 - 정기휴무, 화~일 10:00 ~ 18:00 (매표 마감 17:00)
  • 웹사이트: Museumsan
  • 건축가: 안도 다다오
  • 운영자: 한솔 문화재단

 

[관람지도]

뮤지엄 관람 지도, 2015 ⓒ BY MUSEUM SAN ALL RIGHT RESERVED

 

티켓 정보

관람 티켓 정보

티켓은 총 4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위의 지도를 참고하여 보면 된다. 뮤지엄 산에서 가장 체험적이며 인상 깊은 전시는 제임스 터렐 전시라서, 이 전시를 포함한 티켓을 사는 것이 좋다. 제임스 터렐은 공간과 빛을 이용한 예술가로 체험형 형태의 전시를 주로 한다. 야외 가든과 종이박물관, 미술관은 모든 티켓에 포함되어 있고 명상관, 제임스 터렐관의 유무에 따라 티켓값이 달라지는데, 나는 많이 비싸더라도 통합권을 선택했다. 

 

각 티켓 별로 관람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나와있다. 통합권으로 관람을 했는데 넉넉하게 총 4시간이 소요되었다. 천천히 주변 조경도 보고 내부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며 여유롭게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저렇게 티켓이 분류되어있는데, 명상관과 제임스 터렐관에 대해 알아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명상관과 제임스 터렐관은 내부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직접 가서 체험해야 알 수 있다.

 


제임스 터렐관, James Turrell

제임스 터렐의 4가지 작품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체험형 공간으로 내부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작품을 관람하고 싶다면 티켓은 필수다. 시간표대로 인원을 28명으로 제한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시간을 꼭 확인하고 티켓을 사야 한다.

 

 

스카이 스페이스 (Skyspace), 호라이즌룸 (Horizon Room), 2012

스카이 스페이스, 호라이즌 룸 © James Turrell Photo: Florian Holzherr

호라이즌룸의 사각형으로 나가면 멋있게 펼쳐진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자연 뷰는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결국 이 자연도 인공적으로 가꾼 골프장 뷰이긴 하다.

호라이즌 룸에서 본 자연 뷰

 

간츠펠트 (Ganzfeld), 2013

© James Turrell Photo: Florian Holzherr

간츠펠트는 독일어로 '완전한 영역'이라는 사전적인 의미이자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시시각각으로 다양한 색으로 변하는 스크린을 통해 '진실'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간츠펠트 (Ganzfeld)가 정말 최고의 경험이었다. 인조 조명과 공간 벽면의 색과 형태를 통해 마치 안개가 낀 듯한 느낌을 주는, 하나의 착시효과이긴 하지만 공간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든다. 

 

웨지워크 Wedgework, 2014

© James Turrell Photo: Florian Holzherr

어두운 통로를 지나 마주하는 작품, 오랜 시간 빛을 연구해온 작가의 고민과 열정을 볼 수 있다. 빛이 만들어내는 모호한 경계와 쐐기 모양(wedge)으로 보이는 빛의 환영을 통해 작품을 깊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을 감상할 때는 좁고 어두운 통로를 손에 잡은 손잡이만을 의지하면서 걸어가게 되는 경험을 하는데, 너무 어두워서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 빛에 의존해서 살 수밖에 없는 자신을 알게 된다. 

 


명상관, Meditation Hall

돔 형태의 명상관, 외부

2018년도 개관 5주년을 맞이하여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함께 뮤지엄 산의 건축 철학인 '살아갈 힘을 되찾는 장소'를 재고하며 이를 상징하는 '명상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40평 면적의 돔 형태 공간으로, 스톤 가든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되어있다. 인조적인 조명이 하나도 없고 오직 자연 빛으로 내부를 밝히는 특징을 갖고있다. 

 

명상관은 그렇게 '필수'로 체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안도 다다오의 건축 내부를 느끼고 싶다는 목적이 있을 때는 괜찮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요가와 명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괜찮았다. 명상 전 아로마 오일을 조금씩 나눠주는데 진짜 오일 향이 너무 좋았다. (페퍼민트였던 걸로 기억한다)

 

2015 ⓒ BY MUSEUM SAN ALL RIGHT RESERVED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 의도

스톤가든과 일체적인 조경을 위해 명상공간은 기존의 정원 설계를 이어갔습니다. 스톤가든을 산책하는 것을 연속해서 사람들은 입체적인 통로를 통해 완만하게 명상공간의 내부에 이릅니다. 노출 콘크리트로 만든 완만한 돔은 구심적인 공간으로 정신을 집중하는 명상을 위한 공간이 됩니다. 명상공간의 상부에는 남북으로 가르는 채광을 위한 슬릿이 있고, 그곳을 통해 들어오는 직사광에 의해 시간에 따라 바닥에 다양한 빛의 패턴이 그려지게 됩니다. 태양의 움직임과 이어지는 공간에서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정신은 자연과 우주를 교감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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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의 뮤지엄 설계, 뮤지엄 산

플라워 가든, 조형물

내가 느낀 뮤지엄 산은 물, 노출 콘크리트, 자연, 이 세 키워드로 전부 설명이 된다. 건축물을 물과 빛으로 채우는 것으로 유명한 안도 다다오의 특징이 모두 들어가 있다. 넓은 조경은 잘 가꾸어진 잔디와 꽃, 나무들로 가득하다. 

 

뮤지엄 산 입구에서 티켓을 산 후 카페를 지나서 바로 플라워 가든을 볼 수 있다. 플라워 가든에는 커다란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자연과 진한 주홍색의 조형물은 꽤나 잘 어울린다. 앞부분에 심어져 있는 꽃은 패랭이 꽃으로 '순수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다. 그 후 하얀 자작나무 길을 지나게 되는데, 넓은 평야를 보다가 수직으로 매워진 자작나무 숲길을 보면 시각적인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워터가든 Archway

 

워터가든의 Archway는 뮤지엄 산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유명하고 멋있다. 아래 자갈이 깔린 얕은 물에 반사되어 보이는 Archway는 크기도 웅장하지만 거대한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과 함께 있어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안도 다다오는 건축물에 물을 자주 쓴다. 물의 특성을 잘 이용하여 건축과 조경과 잘 어우러지게 한다. 

 

종이박물관 입구

조형물을 지나면 양 옆에 물이 있는 긴 다리를 통해 건축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좁은 길을 이용해서 입구에 가까워졌을 때 커다란 건축물이 더 부각되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본관인 종이박물관이 마치 물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내부 복도
외부의 자연이 유입되는 내부

 

종이박물관의 내부에 들어가면 노출 콘크리트와 돌벽의 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복도는 이 두 재료로 이루어져 있다. 중간중간 네모 반듯한 구멍이 뚫려있어 외부의 워터가든의 물을 내부에서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또한 복도 중간중간의 창은 자연광을 복도에 유입시킨다. 돌과 노출 콘크리트로 답답할 수 있는 내부는 높은 층고와 외부 자연광을 이용해서 관람객에게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아이들이 바라보면 이런 느낌일까
중간에 쟈코메티 예술품이 있다.
바람_The Breeze, 관람객 참여형 미디어 설치 작품

 

종이박물관 내부의 참여형 미디어 설치 작품이다. 종이 한 장을 가지고 작품에 올라가 수평으로 들고 있으면 잉크방울이 떨어진다. 종이 위에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지고 특정 글자로 바뀐 후 저 종이들 사이로 퍼져나간다. 참여형 인터렉티브 아트라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삼각코트, Triangular Court

삼각코트, Triangular Court

둘러보다 보면 중간에 삼각코트라는 공간이 있다. 어떻게 보면 버려지는 공간이지만 이 공간에도 의미를 붙여놨다. 청조갤러리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 의해 기획된 '무의 공간'이자 사람을 상징하며 'ㅁ'의 대지와 'ㅇ'의 하늘을 연결해주는 공간이다. 노출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으로, 내부에서 위를 보면 삼각형 하늘을 볼 수 있다.

 


안도 다다오 코너

안도 다다오 코너

뮤지엄 산을 설계한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기본적인 설명과 뮤지엄 산을 설계하는 과정에 스케치, 모형 등을 전시해놓은 공간이다. 건축하기 전 스케치와 모형을 통해 건축가의 고민과 아이디어의 발전을 볼 수 있다.

 

다양한 모형들


백남준 홀, Nam June Paik Hall

백남준 작품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공간 전체가 원기둥 형태로 천장에는 원형의 창이 있어 내부를 환하게 밝혀준다. 하늘을 상징하는 약 9m 높이의 원형 공간으로, 유리창을 통해 자연광을 유입한다. 높은 층고로 건축의 웅장함과 개방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천장의 원형 창


미술관, 청조 갤러리

청조 갤러리는 20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회화 작품들과 종이를 매체로 하는 판화, 드로잉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소장하고 있다. 한국 근. 현대 서양화와 한국화, 판화를 비롯하여 미술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등 상설전시를 진행한다. 


건축가들의 가구 디자인

건축가들의 의자 디자인

유명 건축가들의 가구 디자인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기획전시인가..? 그나마 내가 아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와 프랭크 게리의 가구 디자인을 볼 수 있었고, 실제로 가구를 보는 건 처음인듯한다. 

 

▼가구 디자인을 관련해서 쓴 글이다.

2022.05.26 - [Architecture and Art] - 가구디자이너, 르 코르뷔지에

 

가구디자이너, 르 코르뷔지에

가구 디자이너, 르 코르뷔지에 많은 유명 건축가들이 가구 및 다른 디자인들에도 관심이 많은 것을 알 수 잇는데요,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의 의자 디자인은 굉장히 유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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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가든, Stone Garden

스톤 가든

밖으로 나오면 올록볼록 동산인 것 같은 스톤가든이 있다. 신라고분의 선을 모티브로 한 스톤가든은 9개의 스톤 마운드로 이루어져 있다. 산책길과 어우러져 있으며 주변에 해외 작가의 조각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잘 가꾸어진 소나무들도 볼 수 있다. 

 

스톤가든에서 본 건축물


카페 테라스

물 위에 떠있는 듯한 카페테라스를 즐길 수 있다. 여름이었는데 주변에 물이 있어서 그런지 다른 곳보다는 시원했다. 종이박물관에 위치해 있고, 잠깐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뷰가 굉장히 좋았다. 

 

[2022.08.05. 업데이트]

참고자료

뮤지엄 산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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