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6 일요일 방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현재 전시 중인 최우람 작가의 전시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나도 한 번 방문해 봤다. 전시는 현대차에서 후원하는 현대차 시리즈로 MMCA에서 주최되었다. 가격은 2인에 4,000원으로 둘이서 가는게 좋을 듯하다.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대부분 움직이는 작품이 많아서 천천히 모두 감상한다면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괜찮은 전시였다. 움직이는 작품들은 움직이는 시간표가 있기 때문에 시간표를 참고해서 방문해도 좋다. 작품의 의미도 굉장히 좋지만, 시각적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특히 작은 방주는 음악도 함께 나오기에 몰입감이 아주 좋았다. 꼭 한번 가볼 만한 전시였다. 추천!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 작은 방주
[전시 정보]
- 전시기간: 2022.09.09 ~ 2023.02.26 (약 6개월 전시)
- 관람요금: 4,000원 (2인 기준)
- 위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 SEOUL), 지하1층, 5 전시실 및 복도
- 작가: 최우람 (개인전)
- 후원: 현대차
- 주최: 국립현대미술관(MMCA)
MMCA 현대차 시리즈
'MMCA 현대차 시리즈'는 현대차가 후원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연례행사다. 2014년부터 10년간 매년 한국 중진 작가의 대규모 전시를 지원한다. 올해로 9회 차를 맞이하였다.
전시 소개: 방주
19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정교한 설계를 바탕으로 살아 숨 쉬는 듯한 '기계 생명체(anima-machine)'를 제작해 온 최우람 작가의 개인전으로, 설치. 조각. 영상. 드로잉 등 신작 49점을 포함한 총 53점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인공적 기계 매커니즘이 생명체처럼 완결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키네틱 설치 작품들을 통해 자연, 인간, 기계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재구성한 하나의 공연 형식으로 기획된 전시다. 전에 없는 위기를 겪으며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은 그동안에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의문을 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기후변화와 사회 정치경제적 위기로 인한 불안감과 양극화의 심화는 방향 상실의 시대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작가는 '방주'라는 주제의 전시를 만들고 동시대를 구성하는 모순된 욕망을 병치시켜 관람객들과 오늘 우리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질문하는 장을 마련했다.
작가 소개
최우람 작가
1998년 첫 개인전 이래 2006년 일본 모리미술관에서 한국인 최초로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 외 한국과 미국, 터키, 대만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전시 후기
<작품: 원탁>, <작품: 검은새>
인스타에서 정말 많이 보이는 영상이다. 가끔씩 공을 떨어뜨린다는 소문이 있어서 내가 볼 때도 떨어뜨리나 했는데 아쉽게도 떨어뜨리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 이 작품은 시각적으로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굉장히 좋았다.
[원탁 구동 시간]
10:20부터 시작, 5분씩 동작, 15분 휴식
작품 설명
머리가 없는 18개의 지푸라기 몸체들이 하나의 둥근 머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 그리고 머리를 욕망하지 않아도 이 투쟁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표현했다. 마치 현대사회의 무한 경쟁사회를 보여주는 듯하다. 또한 이 위에는 <작품: 검은 새>가 천천히 회전하고 있는데 아래에서 벌어지는 힘겨운 모습을 지켜본다. 누가 머리를 차지할 것인지, 누가 이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작품: 작은 방주>
30분마다 시작하기에 다른 작품들을 먼저 보면서 기다렸다. 양 쪽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편하게 볼 수 있다. 공간 전체를 울리는 사운드와 기계의 유연한 움직임으로 20분간 굉장히 집중하여 작품을 감상했다. 등대의 빛이 빨라지며 정말 공기 속을 헤엄치는 기계 생물 같은 느낌이었다. 또한 사운드가 굉장히 긴장감 있고 웅장했는데, 나는 몰입하는데 좋았지만 너무 크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작품 공연 시간]
매 시간 30분마다 시작, 20분 공연
작품 설명
철제와 버려진 택배 상자를 재료로 최첨단의 기술로 구현한 상징적인 방주다. 35쌍의 노는 우리를 배제시키는 벽처럼 머물러 있다가 날개를 펼치듯 움직이며 장엄한 군무를 시작한다. 방주의 춤과 함께 공간을 채우는 앰비언트 사운드와 어우러져 우리의 욕망을 들여다보게 하고 현재를 성찰케 하면서 많은 질문을 자아낸다. 무엇을 위한 항해인지, 어디를 향할 것인지, 출구가 있을 것인지.
세로축 12m, 닫힌 상태에서의 높이가 2.1m의 궤, 직사각형 모양을 유지하다가 흰 벽처럼 접어 둔 노를 높이 들어 올리면서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최대 폭이 7.2m에 이르는 규모다.
<작품: 하나> <빨강>
꽃이 피어나는 모션을 취하는 키네틱 작품이다.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과 내부 불빛으로 아름다운 기계 꽃을 보여준다. 하얀색 꽃인 <하나>는 조금 더 깨끗하고 우아한 느낌을 준다면 빨간 꽃은 생명의 열정적인 느낌을 준다.
작품 설명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내며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하나>는 팬데믹의 상황 속 최우람이 이 시대에 바치는 헌화이다. 꽃잎의 소재로는 코로나 검사와 진료현장에서 의료진들이 착용한 방호복의 재질과 같은 타이벡을 사용했다. 붉은 꽃 <빨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이자 생명의 순환을 의미한다.
<작품:URC-1> <작품:URC-2>
빛으로 반짝이는 작품이다. 빨간색 공 형태의 작품에 빛이 들어올 때 마치 크리스마스의 트리 장식의 공같이 빛이 난다. 버려지는 재료들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것이 좋았다.
작품 설명
복도에 설치된 거대한 원형 조각 두 점은 폐차 직전 자동차에서 분해한 전조등과 후미등을 모아 원형의 별로 조립한 것이다. 전조등을 사용하여 흰 빛을 발하는 별과 후미등을 모아 붉은빛을 띠는 별로 구성되어 있다. 별의 이름은 'U-Ram Catalog'에서 약자를 따오고 제작한 순서대로 번호를 부여했다.
<샤크라 램프> <알라 아우레우스 나티비타스>
정말 정교하게 만들어져 천천히 움직이는 작품이다. 마치 보석과 같이 빛이 나고, 너무 정교해서 움직이는 예쁜 기계를 보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보면 꽃 같기도 하고, 금속 재질이라 기계처럼도 보이는 예쁜 작품이었다.
작품 설명
샤크라 혹은 챠크라는 산스크리트어로 '바퀴'라는 뜻으로 연꽃과 수레바퀴 형태로 상징된다. 한 쌍의 <샤크라 램프>는 빛으로 깨어나 연꽃과 같은 꽃을 피운 다음 그 주변으로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알라 아우레우스 나티 비타스>는 꽃잎 같은 황금 날개들을 펼치면 한 마리 곤충이나 작은 동물처럼 보이는데, 작가에 의하면 이 '황금빛 날개'들은 맑은 새벽녘에 잠든 인간들 곁으로 날아가 그들의 꿈을 엿듣는 존재들이다.
그 외 다양한 작품들
작품 작은 방주가 있는 곳에 벽을 따라서 전시되어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왼쪽 작품의 '무한 공간'은 사람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서 내부 공간이 움직이는데, 정말 재미있고 신기하다. 설계 드로잉들도 구경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른 작품들이 많다. 생각보다 볼 작품들이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요새 전시들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기본 20,000원 정도) 전시 보는 것도 부담이 됐는데,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전시에다가 구성도 굉장히 알차서 너무 좋았다. 앞으로 이런 전시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2023년 2월까지 진행한다고 하는데, 꼭 가서 보길 바란다.
[2022.10.16. 업데이트]
참고자료
MMCA - 전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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