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의 미술과 건축 요소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굉장히 유명했습니다. 서바이벌 형식의 내용이 굉장히 자극적이고 긴장감이 넘쳤는데요, 물론 드라마의 내용도 재밌었지만, 이 드라마의 무대 세팅과 색상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이 드라마의 아트디렉터는 채경선입니다. 

 

 

1. 색상

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코리아

 

 

초록색과 빨간색, 둘은 서로 반대되는 색상입니다. '보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듯하다. 병원에서 쓰이는 의사들의 수술 가운이 초록색인 것을 알 수 있다. 보색인 빨간색, 피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색상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보색 관계에 있는 색상을 사용하면 색상대비가 크기 때문에 눈에 잘 띌 수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도 볼 수 있는 이 상반되는 색상 조합은 참여자와 진행자 둘을 극명하게 색상대비로 나눈다. 빨간색은 어떻게 보면 '경고'의 색상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그렇기에 빨간색을 진행자들의 색상으로 한 것이 더 어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탈색한 사람들을 위한 보색 샴푸가 많이 나왔는데, 보색 샴푸의 색상을 보면 다 보라색이다. 한국인들이 탈색을 하면 대부분 머리카락 색상이 노란색으로 변하는데, 이 노란색을 죽이기 위해 보라색 샴푸를 쓰는 이유는 보라색이 노란색의 보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색 샴푸'라고 하는 듯하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보색'을 활용한 많은 사례들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 계단

초현실주의 판화가 에셔의 '상대성'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계단식 복도가 기억납니다. 사람들이 게임을 하러 올라가는 그 계단, 카메라 뷰가 굉장히 수직을 잡습니다. 사람들은 그 위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면서 그냥 계속해서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계단이라는 요소가 굉장히 수직을 상징합니다. 계단을 통해서 '위'와 '아래'가 나뉘게 됩니다. 위에 뭐가 있는지는 그 계단을 올라가야 보이는, 어떻게 보면 현대의 계급사회를 상징한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오른쪽 이미지는 오징어 게임 속 미로 계단의 모티브가 된 작품은 초현실주의 판화가 에셔(M.C.Escher)의 '상대성(Relativity)'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모티브로 했기에 나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오징어 게임 속 미로 계단의 색상은 굉장히 '유치원'같은 느낌을 준다. 다양한 파스텔 톤의 색상을 통해 동심이 가득한 공간이지만 역설적으로 아이가 아닌 어른들의 게임 공간이며 게임에서 탈락하면 죽는, 서바이벌 게임의 공간인 것이 굉장히 대조적이다. 

 

 

 

아파트 '라 무라야 로하' 출처: RBTA

 

 

이러한 계단을 닮은 스페인의 아파트 '라 무라야 로하' (La Muralla Roja)가 굉장히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스페인 건축가 리카르도 보필(Ricardo Bofil)이 1973년 설계했습니다. 1973년도에 어떻게 이렇게 컬러풀하고 비비드 한 색상을 쓸 수 있었을까 생각도 듭니다. 이 사람의 컬러 선택이나, 계단의 형태 등이 오징어 게임의 계단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오징어 게임 드라마가 유명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아파트를 보러 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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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Muralla Roja

Andres Gallardo

 

• 건축가: Ricardo Bofil
• 프로젝트 종류: 주택 프로젝트
• 연도: 1973년
• 위치: Calpe, Alicante, Spain
• 건축주: Palomar S.A.

 

 

이 건축물의 이름인 'La Muralla Roja'는 스페인어로 붉은 벽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스페인의 Calpe 개발 구역 내에 위치한 주택 프로젝트이다. 건축가는 카스바의 지중해 전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요새처럼 형성되어 있는 건축물은 바위 절벽에 위치해 있는데 바위 절벽 밖으로 바다를 볼 수 있다. 뷰가 굉장히 좋다. 또한 비비드 한 컬러의 건축물과 푸른 바다와의 색상 대비도 굉장히 멋있는 요소 중 하나다.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전통 건축 양식인 성벽 성채인 '카스바'(Casbah)를 재해석함으로 공공 공간과 프라이빗한 공간의 분할을 도전했다. 에어비앤비로 숙박 가능하다고 한다.

 

 

 

[2022.05.12. 업데이트]

 

 

 

참고자료

Ricardobofill

Arch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