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건축기행
코로나로 장기간 해외여행을 못하는 상황에서 이전에 다녀왔던 여행지를 떠올리며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당시에 계획해 놓은 문서를 바탕으로 스페인을 여행할 때 들렸던 도시와 건축물을 소개할까 한다.
이 때는 2017년도 6월, 대학교에서 한 학기를 휴학했을 때였다. 스페인을 꼭 가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해서 여행할 돈을 모으고 스페인의 모든 곳을 돌아보겠다는 의지로 여행을 계획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젊어서 가능했던 너무 강행군의 여행 일정이었다. 바르셀로나 IN, 마드리드 OUT으로 동선을 만들었고, 중간에 스페인 남부는 차를 렌트해서 다 돌아보기로 했다. 당시 나이가 22살이어서 차를 빌릴 때 젊은 운전자 수수료 (약 40유로+Tax)를 냈다. 당시 주유비만 50유로 가까이 들었다.
각 도시별로 꼭 봐야 하는 건축물, 랜드마크가 있는데, 이것들을 위주로 여행을 계획했다.
모든 숙박은 에어비엔비로 예약했는데, 전부 성공적으로 숙박했지만, 마드리드에서의 숙소는 잘못 예약했다. 숙소를 고를 때 청결을 우선으로 봐야하는데, 당시 첫 유럽 쪽 여행이어서 배드버그에 대해 잘 몰랐다. 한국에 도착해서 알았는데, 배드 버그에 물린 자국이 있었다. 배드 버그는 한국에선 이제 잘 안 보이는 '빈대'다. 청결 상태를 사진으로는 알 수 없으니 배드 버그 스프레이나 관련 퇴치 용품을 챙겨가면 좋다.
스페인에서 쇼핑은 자라나 마시모 두띠에서 하면 한국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Barcelona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공항 도착.
2박 3일을 잡고 바르셀로나에 머물렀다. 바르셀로나 도시는 한국과 너무 다른 분위기라서 도시를 걷기만 해도 눈이 즐거웠다. 도시 곳곳에 유적과 건물, 옛날 도로와 현대식 도로가 적절히 조화되어 있는 것을 관찰하기 바쁘다. 가우디의 건축물들을 직접 봤을 때 스페인에 잘 왔다고 생각이 들었다. 책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공간은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 가우디가 건축한 건축물들을 다 둘러보기에는 하루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2일~3일은 소요된다. 물론 건축물 안에 들어가기 위해 티켓값이 많이 필요했다. (약 74유로 정도 들었음).
가우디 건축 투어 (내 마음대로 자유여행)
- 구엘공원
- 까사 밀라/ 까사 바뜨요 (두 개의 건축물이 정말 가까이에 있음)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성 가족 성당)
구엘 공원은 도시와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하루 잡고 갔다오는 것을 추천한다. 까사 밀라와 까사 바뜨요 건축물은 도심에 거의 걸어서 10분 거리 정도에 붙어있기 때문에 하루 만에 다 볼 수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줄이 너무나 길어서 하루 잡고 구경했다. 숙소는 까사 밀라와 까사 바뜨요가 있는 도심에 잡았는데, 동선으로는 이렇게 숙소를 잡는 게 좋기에 추천한다.
▼ 안토니오 가우디 건축가 정보는 아래에서 보면 된다.
2022.05.30 - [Architecture and Art] - 안토니오 가우디,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Park Guell (구엘 공원)
- 주소: Carrer d'Olot, 5, 08024 Barcelona Spain
- 티켓가격: 10 EUR
구엘 공원은 생각보다 굉장히 넓어서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고,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야외이기도 하고, 중간중간 섬세한 가우디의 조각 같은 건축물들을 볼 수 있다. 구엘 공원의 입구에는 놀이동산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건축물이 두 개 있는데, 경비의 거처와 관리실로 쓰려고 건축한 것이라고 한다. 정말 다양한 색상의 도자기 조각들을 붙여 만든 장식들, 도마뱀 장식 (사실 용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등 눈이 굉장히 즐거운 공원이다.
이국적인 스페인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구엘 공원, 크기가 크기 때문에 3~4시간 정도 잡고 둘러봤다. 하루 다 써도 괜찮은 듯하다. 구엘공원의 윗부분에 올라가면, 구불구불한 의자가 있는데 그곳에서 스페인을 바라보는 뷰가 굉장히 예쁘기 때문에 노을질 때 보면 좋다.
Casa Milla (까사밀라)
- 주소: Passeig de Gracia, 92, 08008 Barcelona Spain
- 시간: 매일 09:00 ~ 20:30 (입장 마감 20:00)/ 야간 개장 21:00 ~ 23:00
- 티켓가격: 22 EUR
건축을 할 때, 자연을 모티브로 하는 가우디가 '산'을 주제로 디자인한 건물이다. 석회암과 철을 이요하여 파도치는 곡선 모양의 외벽을 만들었다. 석공들의 조각품까지 자신이 직접 디자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 건축물의 옥상도 유명한데, 도기 타일로 만든 옥상의 굴뚝은 투구를 쓴 기사의 얼굴처럼 보인다. 옥상을 거닐면, 마치 옥상에서 산책을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건물의 중간에는 중정이 있다.
'La pedrera' (카사 밀라)는 바르셀로나에서 큰 부자로 이름난 밀라 부부의 의뢰를 받아 1905년 짓기 시작한 집이다. 우여곡절 끝에 5년 만에 완성했다. 이 건축물이 완성되었을 때,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최악의 건축물이라며 미판을 했다. 건축 과정에서 밀라 부인과 마찰이 생겨 비용을 두고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건축을 조각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기존에 없는 독창적인 모데르니스타 건축 양식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후에 인정과 찬사를 받게 되었다.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까사 밀라(라 페드 레라) [La pedrera]
Casa Batllo (까사 바뜨요)
- 주소: Passeig de gracia, 43
- 영업시간: 매일 09:00 ~ 21:00 (입장 마감 20:00)
- 입장료: 25 EUR
1877년 바르셀로나의 직물 업자인 바뜨요를 위해 지은 저택이다. 가우디의 건축물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힌다. 해골을 연상시키는 외관의 테라스 장식 때문에 까사 델 오소(Casa del ossos), '뼈다귀의 집'으로 불리기도 한다. 바르셀로나의 수호성인인 성 조르디의 전설(기사 게오르기우스가 악한 용과 싸워 이기는 내용의 전설)을 담고 있다.
2층은 자연광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전면 창문을 만들었고, 유리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외벽의 타일 조각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걸 볼 수 있다. 외부도 예쁘지만, 내부는 더욱 예쁘다. 1층부터 옥상까지 감상 가능하니 꼭 내부 투어를 하길 바란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까사 바뜨요 [Casa batllo]
La sagrada familia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 주소: Carrer de Mallorca, 401, 08013 Barcelona Spain
- 입장료: 17 EUR
아직까지도 미완성으로 남아있는 건축물로 유명하다. 가우디의 미완성 유작이다. 멀리서 본 외관은 마치 옥수수 탑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세세하게 조각되어 있는 종교 관련 조각들을 볼 수 있고, 내부는 스테인드 글라스 빛으로 환상적인 공간을 느낄 수 있다.
스페인 남부 여행 루트
6월 22일 ~ 6월 28일 (1주일)
세비야(2박) - 론다(1박) - 말라가 - 네르하(1박) - 그라나다 - 마드리드(2박) - 톨레도 방문
세비야 공항에서 차를 빌렸다. 당시 보증금을 낼 건지, 보험을 들 것인지 직원이 물어봤었는데, 보증금 비용이 너무 비싸서 초이스가 없었다. 그냥 보험을 드는 게 제일 낫다.
- 세비야에서 론다 (차로 2시간 소요)
- 론다에서 말라가 (차로 1시간 반 소요)
말라가 도시는 해변 도시로, 피카소의 도시라고 한다. 피카소의 생가가 있다. 바다를 잠깐 보기 위해 그라나다로 이동 중에 잠시 들렸다.
- 그라나다에서 마드리드 (차로 4시간 10분 소요)
운전 진짜 힘들었다. 중간에 휴게소를 들렸다.
톨레도는 마드리드 도착 후 가깝기에 잠깐 들렸다.
Seville (세비야)
Setas de Sevilla (메트로폴 파라솔 전망대)
2011년 5월 6일 완공된 보행자 육교와 전망 플랫폼이다. Metropol Parasol이라고도 불리는, 목조구조물은 세비야의 랜드마크가 되었고 굉장히 유명해졌다. 옥상 부분으로 올라가면, 걸을 수 있는 길이 있고, 세비야 도시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에 올라가려면 티켓이 필요하다. 5유로에서 15유로 정도 소요되는데, 낮에 그냥 올라가는 정도라면 5유로만 쓰면 된다.
Plaza de Espana (세비야 스페인 광장)
1929년 열린 스페인. 아메리카 박람회장으로 건축가 아니발 곤살레스(Anibal Gonzalez)가 만들었다고 한다. 반달 모양의 광장을 건물로 둘러싸여 있고, 건물의 양 쪽에는 탑이 있다. 24시간 개방된 공간으로, 야경 또한 멋있는 장소다.
RONDA (론다)
론다는 작은 도시이지만 험한 지형과 협곡 그 위에 얹어져 있는 건축을 보는 매력이 있다. 가장 유명한 누에보 다리를 꼭 가보았다. 투우장도 가볼만 하다는데 당시 너무 피곤해서 못 갔다.
New Bridge (누에보 다리)
주소: Calle Arminan s/n, 29400 Ronda Spain
론다를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는 120m 깊이의 엘 타호(El Tajo) 협곡에 놓인 다리다. 양쪽으로 깊은 절벽이 있고, 한가운데는 과달레 빈 강이 흐른다. 두 지역을 잇기 위해 40년의 공사를 거쳐 1793년 완성했다. 처음에 지어진 다리가 무너져 90여 명의 마을 사람들이 사망한 후 40여 년에 걸쳐서 튼튼하게 재건했다고 전해진다. 다리의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산책로가 있는데 누에보 다리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어 좋다.
누에보 다리를 보면서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면, Don Miguel 돈 미구엘 레스토랑을 추천한다. 외부에서 먹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경관이 너무 좋아서 음식보다는 분위기를 먹는다고 해야 하나.
Restaurante Don Miguel
위치: C. Rosario, 6, 29400 Ronda, Málaga, 스페인
Granada (그라나다)
Alhambra (알람브라 궁전)
- 주소: Calle Real de la Alhambra, s/n Palacio de Carlos V, 18009 Granada Spain
- 가격: 15.4 EUR
[기본정보]
- 제작시기: 1354년
- 건축가: 나르스 왕조/ 페드로 마추카
- 양식: 무어 이슬람, 르네상스 건축
- 재료: 석재, 목재
알람브라 궁전은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한국에 많이 알려졌는데, 역사적으로나 건축적으로나 굉장히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다. '알함브라'라는 이름은 아랍어로 '알 함라(Al Hamra)', 빨강이라는 뜻으로 그라나다의 무어왕조가 세운 모스크, 궁전, 요새로 이루어진 복합 건물이다. 1492년 기독교인들이 그라나다를 탈환한 후에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로스 5세는 알함브라의 일부를 르네상스 스타일로 다시 지었다. 르네상스 건축가 페드로 마추카가 새 궁전을 담당하여 건축했고, 다른 곳에는 무어 양식이 그대로 남아있다.
알함브라 궁전은 크기가 정말 너무 커서, 3시간 이상은 머물러야 모든 곳을 다 둘러볼 수 있다. 다 보고 나면 다리 진짜 많이 아프다. 건축물, 분수, 정원 등 정말 복합 공간이었다. 요새의 역할을 했기에 높은 곳에 지어져 있고, 단독으로 존재한다. 추가로 돈을 내야지만 관람 가능한 곳도 있었는데, 당시 돈이 없고 그 외에도 볼게 너무 많았기에 안 했던 걸로 기억한다.
참고자료
[지식백과] 알람브라
Madrid (마드리드)
스페인의 문화 중심지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라서 많이 도시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갈 만한 곳으로는 프라도 미술관, 솔 광장, 산 미구엘 시장, 마드리드 왕궁 정도가 있는데 스페인에서 가장 특색이 덜한 도시였다. 나에겐 그저 그랬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톨레도 등 특색 있는 도시들을 보다가 마드리드에 가서 눈이 높아져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마드리드 하면 축구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 그 외에도 문화적으로 볼거리는 다양하다고 한다.
슈퍼마켓이 많아서 스페인 음식 이것저것 체험할 수 있었고, 숙박요금이 가장 비쌌다. 수도라서 그런지 주차요금도 비싸고 아무튼 물가가 다른 도시보다 좀 높았던 걸로 기억한다.
Toledo (톨레도)
가톨릭, 이슬람, 유대교의 유산이 공존하는 역사 도시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도시로 스페인의 옛 수도다.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알카사르(Alcazar,성채)는 요새 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 수로 시설부터 서고트족 교회, 중세의 가톨릭 고딕식 성당, 이슬람 무데하르 양식의 왕궁와 성벽, 유대교 시나고그 등 이색 건축물에서 18세기 바로크 유적까지 광범위한 예술적 업적의 종합체로 인정받아 1986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톨레도는 마드리드에서 차로 1시간밖에 안 걸리기에 잠깐 다녀오기 좋다. 톨레도 도시에 들어갈 때 다리를 건너는데, 멀리서 볼 때에도 중세 느낌의 도시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시각적으로 강렬하다. 요새를 둘러싸고 있는 물길과 뾰족뾰족한 고딕 건축물들을 보면 마치 유럽의 중세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다. 톨레도 도시는 정말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도시였다. 도시 자체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여준다. 스페인 남부를 여행한다면 꼭 들렸으면 하는 도시 중 하나다. 도시 자체가 너무 이색적이라서 도시 곳곳을 그냥 돌아다니면서 산책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톨레도
Mirador del Valle (톨레도 전망대)
주소: Carretera Circunvalacion, 45004 Toledo Spain
톨레도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다. 빨간색 톨레도 투어 버스를 타고 5분 정도면 전망대에 정차한다.
비용은 따로 없다. 노을 지는 톨레도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스페인에 총 10일을 머물렀는데, 2주 이상은 머물러야 스페인 전체를 천천히 다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힘든 일정이었다. 스페인은 한 번 갔다 와도 또 가고 싶은 나라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갔다 올 예정이다. 현재 기준 스페인이 여행객들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스페인을 가보지 못했다면, '건축'을 테마로 스페인을 여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2022.06.01.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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